[디스커버리뉴스=정기환 기자] 정점을 향해 간다. 오롯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아픔이 크다. 이른 아침잠을 설치고 일어나 다시 가게 문을 열어야겠지만 코로나4단계로 인해 좀처럼 회복 가능성은 없고 도통 앞이 보이질 않는다.

이미 이 가게에 쏟아 부은 비용과 무엇보다 온 가족이 동원해서 일궈놓았던 노력과 시간을 저버릴 수가 없기에 더욱 고통스러운 건 피할 도리가 없다.

바뀌어가는 세상이다. 코시국 혹은 포스트코로나시대라는 신조어가 이제는 당연한 일상이 되었는데 또렷한 대안이 떠오르질 않는다.

요즘 생각의 정리를 위해 길거리를 걷다보면 중심가 역시 문을 닫은 가게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남의 일이 아니었다. 나도 이렇게 될수 있다는 자괴감이 커진다. 그런데 우연이 필연이 된다고 누가 그랬던가.

무인점포, 즉 무인편의점이라. 몇 해 전부터 뉴스를 통해서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없는 가게라는 점에서 그렇게 크게 와 닿지를 않았지만 아니면 말고 식으로 알아보기로 결정을 해서 아이스크림가게를 비롯해서 여러 무인편의점들을 두드려봤다.

그런데 대동소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눈길을 끄는 무인편의점 신구멍가게24의 본부장이라는 분의 화법(?) 혹은 마케팅 전략이 내 마음을 동하게 했다.

"어느 브랜드로 새롭게 무인편의점에 뛰어든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진 않습니다. 인식의 차이 즉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 일텐데 비용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 업 즉 무인편의점을 온전히 생업전선의 일환으로 하시는 건지 아니면 메인 잡(일)은 있는데 일과 여가를 병행키 위한 투잡을 위함인지 뚜렷한 동기부여를 먼저 찾으셔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 가게 신구멍가게24는 후자가 맞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전혀 없는 분들이 투 잡의 일환으로 또 자기개발의 시간도 필요하신 분들이시라면 저희가 적극적으로 도움 드리겠습니다"

마음을 조금 비우자는 그런 취지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장 즉각적으로 천지개벽할 일은 없을 테고 조금 여유를 두고 차근차근 밟아나가기 위해 무인편의점을 오픈해서 더 나은 나 자신의 미래를 되짚어보고 이 무인점포와 함께 일과 여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영유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봐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 말이다.

좋다. 이렇게 기다려도 오지 않을 손님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또 인건비 줄이기 위해 온 가족이 뛰어들어도 마진은 바닥을 치는 생업보다는 도리어 더 좋은 조건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완전히 굳히거나 확신을 갖진 못했는데 무인편의점 신구멍가게24 본부장을 직접 만난 게 진정한 동기부여가 됐는데 이렇게 언급을 했다.

"저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다른 업종에서 직원들 수백여 명을 채용해서 나름 큰 사업을 20여년 운영해봤지만 어떤 사업이든 결국 본인 스스로가 얼마나 만족을 할 수 있고 또 인상적인 마무리가 돼야했는데 욕심이 화근이 돼서 개인적인 성과나 회사의 미래까지 암울하게 그려진 것을 보고 특단의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쉼 없이 일한 결과는 모두가 허상이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일과 여가 모두 놓친 사업이 남겨준 건 공허함 그 자체였는데 이 업 무인편의점을 1년 가까이 지켜보고 마치 신대륙을 발견하게 된 것처럼 일주일정도 잠을 설친 끝에 투신을 하게 됐고 저만 이렇게 좋은 업종 즉 일과 여가 모두 누릴 수 있는 무인편의점을 주변에 추천을 해서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벼락부자가 될 순 없지만 내 자신에게 여유를 또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이 치열한 생존경쟁 시대에 뒤쳐질 수 있다고 누구는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압박과 고통을 뒤로하고 스텝바이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서비스 업종 무인편의점에서 제2의 인생을 찾고자 결정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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